사전 준비
협상의 성공 여부는 사전에 얼마나 철저히 사전 준비를 진행했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협상 상대가 누구인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모두가 원하는 바를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를 온전히 이해함으로써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은 협상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협상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할 때는 올바른 답을 찾는 것보다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질문은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유지되는 경향이 있지만, 답변은 협상이 전개되는 방향에 따라 순식간에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질문을 도출하려면 '누가, 무엇을, 언제, 어디서, 왜, 어떻게'라는 육하원칙에 입각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누구와 협상하게 되는가? 의사 결정권자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협상하는가? 내가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가?
협상은 언제 진행되는가? 언제까지 계약 체결을 완료해야 하는가?
협상은 어디에서 열리는가? 참석자들의 좌석 배치는 어떻게 되는가?
상대방이 나의 조건에 동의할 이유는 무엇인가? 동의하지 않을 이유는 무엇인가?
이의 제기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상대방이 나의 조건에 동의하도록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의사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은 협상 전에 반드시 답을 얻어야 할 핵심 과제입니다. 상대방이 나의 조건에 동의할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다면, 엉뚱한 사람과 협상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나의 조건에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이유를 파악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협상에서 쥐고 있는 레버리지(협상력)의 크기에 달려 있습니다. 모든 레버리지를 확보하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상대방이 계약에 응하는 이유가 됩니다. 반대로 레버리지가 전혀 없다면, 나의 조건이 검토될 만한 이유를 대단히 창의적으로 고안해 내야 합니다.
상대방이 나의 조건에 동의하도록 설득하는 방법을 찾아내고, 상대방이 제기할 수 있는 모든 이의에 대응하는 방법을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협상 사전 준비의 진정한 힘이 발휘되는 지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어떤 이의를 제기할지 미리 알고, 이를 해소할 설득력 있는 논리를 사전에 갖추어 둔다면 합의 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극복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집니다.
협상 전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데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접근 방식이 있습니다. 바로 자료 조사와 사람들과의 대화입니다.
조사는 사전 준비의 토대이지만, 사람들은 조사에 너무 적은 시간을 들이고 협상 당일 즉흥적으로 대처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다루는 거래가 복잡할수록 조사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사내 행사의 점심 식사 비용을 두고 케이터링 업체와 협상해야 한다면, 원하는 메뉴, 해당 업체의 통상 청구 요금, 경쟁 업체가 동일 메뉴에 청구하는 금액을 사전에 파악해 두어야 합니다. 다른 케이터링 업체에 문의해 경쟁 견적을 확보한 다음, 이를 협상 테이블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케이터링 점심 단가 인하를 위한 조사는 한나절이면 충분할 수 있지만, 유엔에서 다국적 기후 변화 협약을 협상하는 자리라면 한나절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그토록 중요한 협상이라면 수개월간의 철저한 사전 준비가 적절하며 권장됩니다.
자료 조사와 더불어 사람들과도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적절한 사람과 적절한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놀라울 만큼 깊이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협상 전에 신규 고객과 직접 대화할 수 없다 하더라도 기존 고객들과 대화를 나눔으로써 제품에 대해 어떤 점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더 명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기존 고객과의 대화가 누적될수록 잠재 신규 고객의 질문에 답변할 준비가 더욱 완벽해집니다.
또 다른 예로, 팀 프로젝트의 마감 기한 연장을 협상해야 한다면 주변에 탐문하여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기한 연장을 요청한 적이 있는지, 승인을 받았는지, 얼마 동안 연장되었는지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후 협상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추가 시간을 요구한다는 지적을 받는다면, 일정이 더 지연되었던 다른 프로젝트들도 본인이 요구하는 것보다 더 긴 연장을 승인받았다는 사실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과 대화할 때는 협상 상대가 '원하는 것(wants)'과 '필요로 하는 것(needs)'의 차이에 대한 통찰을 얻도록 집중해야 합니다. 욕구와 필요를 명확히 이해하면 여러 협상 안건이 논의되는 과정에 맞추어 접근 방식을 조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가격 인하를 원하지만 특정 날짜까지 제품이 반드시 설치되어야 하는 상황임을 알고 있다면, 가격은 타협할 여지가 있어도 일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협상에서 상대의 설치 일정을 전적으로 수용하고, 일정 준수를 보장하여 확보한 호의(goodwill)를 활용해 나머지 시간 동안 더 유리한 가격으로 맞바꿀 수 있습니다.
조사에 어떤 방식을 활용하든, 사람들과 대화하는 데 얼마의 시간을 쓰든 간에 최종 목표는 상대방의 발언에 허를 찔리지 않고, 마땅히 알아야 할 질문에 당황하지 않으며, 상대의 이의 제기에 할 말을 잃지 않겠다는 확신을 갖고 협상에 임하는 것입니다. 협상에서 불안감을 느껴서는 안 됩니다. 만약 불안하다면, 이는 준비가 부족하여 사전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신호일 뿐입니다.